얼마나 긴 시간을 ‘너무’ 느끼고 또 흐느꼈는가.
아.무.것.도.하.지.않.으.면.서.
아무것도 하지말자는 제목의 책을 쓰자는 생각까지 했었다.
그렇게도 나는 내 편을 만들고 싶었다.
챙피하게도.
나도 이 세상에 끼어들어 움직이고 먹어대며 지껄이고 크게 웃을 권리가 있다.
무엇이 지금 이걸 생각나게 만들었을까.
무엇이 지금껏 이것을 모르도록 했을까.
나는 지난 한 달 반의 시간을 꽃피는 봄이오면에서 보냈다.
남은 건 만성피로, 비어버린 통장잔고, 슴슴한 마음이다.
만성피로: 추석에 잘먹고 잘수ㅣ어서인지 극복중.
비어버린 통장잔고: 뭐 하루이틀 아니니 괜찮아지겠지…라는 마음으로-
슴슴한 마음은… 요게요게 문제인데,
버스 떠나면 다음버스 온다는 어무니의 말씀으로 오늘은 마음편히 지내고 있음.
지난건 생각안하는게 상책이 아니라,
왜 그럴 수 밖에 없었는지 곰곰히 따져보자는 마음이다.
쓴소리와 나의 보이는 것들로 인해 차별당하고 인신공격당하는 것을
넘길 수 있도록 배우기 위해 그 속에 있었는지 모르겠다.
또한 그런 장애물이 별로 존재하지 않았던,
충분한 서포트를 한 몸에 받던 럭키한 과거가 나에게 있었고,
나를 해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
가까이 하지 않으려고 웅크리고 있었던 기간도 길었다.
이제는 더이상 피해갈 수 없는 시기였다고 생각한다.
사실은 그냥 웃기기만 하다.
좋지않은 태국 여행쯤으로 생각하려고 한다.
굉장히 기대하고 준비했던 여행이지만
도착하면서 여행기간 내내 주룩주룩 비가오고,
지갑은 쓰리맞고, 가는 레스토랑마다 먹을 수 없는 음식을 내놓아
어쩔 수 없이 낭비해야했고, 돌아오려는 비행기는 결항되고, 뭐 그런…?
60이 넘은 의사는 밥은 먹느냐고 물었다. 먹었다라고 대답했다. 직접 해먹느냐고_고개를 끄덕였다. 뭘 해 먹었냐는 질문을 했으면 콩과 계란을 삶아 파스타샐러드를 해 먹었다고 자신있게 대답하려고 했다. 자신이 있었던건 있는 것을 모두 활용하면서도 먹을만하게 요리를 할 수 있는 능력을 뽐내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그 친구는 왜 그렇게 차갑게 얘기하고 돌아갔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너 진짜 재미없어’. 마치, 넌 그렇게 재미없는 인간이니 그 나이에 사랑받지 못하고, 나아지는 상황도 없이 그모양 그꼴이라는 소리로 들렸다. 사실이었다. 할 말은 딱히 없었으며, 또 몰랐고 그냥 울고 있었는데 말이다. 마치 이유없이 서글프고 찔찔 울면 매몰차게 거부하던 어린시절의 부모와도 같았다.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짓이다. 또 내동댕이 쳐진것이다. 매번 반복이다. 깊은 데로부터 오는 상처의 부르틈은 계속 커진다. 이유는 묻지마. 아무도 모르니까.
묻고싶었다. 뭘 묻고 싶었는지는 잘 몰랐다. 상대방은 받기 싫은 전화를 해댔다. 그게 붙잡을 수 있는 전부였지만, 이시대의 정중함, 다시전화하겠다는 꽤 성의있는 대답으로 거절당한다. 괜찮다. 그런것 같다. 하지만 언제까지 일지는 자신이 없다.
의사는 그정도면 막장이라는 표현을 했다. 괜찮았다. 오랜만에 정식으로 진단받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부르튼 입술이 자꾸 걸리적거린다. 말을 하고 싶지만 못한다. 뭔말을 해야될지 몰라서. 여기에 와서라도 편하게 이야기 하라는 의사의 말에 그렇게 하겠다고 또 약속을 했다. 눈치는 지금 그렇게 하라는 소리였지만 약속만 했다. 약속은 싫다. 그치만 또 했다. 처음으로 의사는 단호하게 말했다. 저번처럼 한달치의 약을 주지 않을거라고. 이주 뒤에 삼성동으로 오겠느냐고. 늘 먹던 같은약에 수면제도 더 줬으면서 값은 평소보다 쌌다. 아마 약값을 깎아준 걸꺼다. 오는길에 비싼 수수료를 내면서 편의점에서 현금을 찾아 병원가는 길에 아줌마가 팔던 보기좋은 햇감자 한 바구니를 샀다. 맛이 좋다.
티비가 잘 나오길. 인터넷이 잘 잡히길.
티비나 인터넷이야 신청하면 원없이 내 것이 될테지만, 그럴만한 여유가 없을거같다. 그렇게 구걸하는 삶인것이다. 할 수는 있지만 요행을 바라는 이 엿같은 행태. 그래서 더이상 없는 그 지점에 좀 더 일찍 이르지도 못하는 것이다. 쉽게 얻길 원하니까. 그럼 정작 쉽게 얻는 것은 있을까? 누가 나를 위해 청소도 해주고 빨래도 해주면 어떨까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그러면 편할까? 아니, 그렇다면 감격해서 눈물이 나겠지.
어제 잠깐 처음으로 생각했었다. 다시 그 방으로 이사가서 매트리스는 작지만 프레임을 데이베드로 바꾸고 높이도 높이고 수납공간을 넓히고 벽면에는 잘짜아서 올린 선반을 가지고 (참, 창넓이에 데이베드넓이가 같도록 사이드테이블용 선반도 침대프레임에 합체형으로), 한쪽 벽면에는 벽지를 떼어내고 모듈처럼 모형용 지름 5mm의 원기둥을 10cm 넓이로 꼽을 수 있도록 만들어서 작업중인 것들을 바닥에 놓고, 그렸던것들을 넉넉히 걸어 놓을 수 있는 방으로 만들면 어떨까하고. 그러면 그 공간에 살고 싶을지도 모를일이라면서. 옷들은 한 번 추려서 친구네 가 있지만 더 줄여서 그 작은 옷장에 다 들어갈 수 있게하고, 그림을 그리든, 옷을 꼬매든, 글을 쓰든, 책을 읽든, 그 안에만 있으면 되도록. 비둘기색 싸구려 카페트라도 깔아서 내가 서있는지 누워자는지 방 밖에 있는 사람들이 모르도록도 하고 싶었다. 화장실문과 방문 사이에 얇은 천도 걸자고.
의사는 혼자있는것이 좋지 않다고 했다. 어저께 그 생각을 들킨것 같아서 조금 민망했다. 의사도, 언니도, 엄마도, 또 한 두명의 친구들도 다시 집으로 들어가라고 했었다. 근데 싫다. 다시 가기가 싫다. 지금보다 편리하고, 안전하겠지만 갑작스러운 소음이나 침묵은 싫기 때문이다. 뭣보다 그건 내가 주도하고 싶다. 그래서 놀라 두근대거나 숨죽이고 있기 싫다.
오늘은 잘 수 있을까. 계속계속 날으면서 싸우는 시나리오에 없는 역할일 수 있을까.
엄지손가락이 불어나도록.
흔히있는 기적을 보면서.
이것도 그것도
끝나도 내마음은 도끼도끼데스요.
간.만.
오래오래 걸어야 할지니
그대 걸어야 할지니
벌써부터 서둘지 말지라
결코 서둘지 말지라
자주자주 울어야 할지니
그대 울어야 할지니
벌써부터 슬프지 말지라 결코
그런즉 옛어른 가라사대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 하셨으니
괜시리 바쁠 것도 서글플 것도 기쁠 것도 없을지라
오래오래 걸어야 할지니
그대 걸어야 할지니
벌써부터 서둘지 말지라
결코 서둘지 말지라
자주자주 울어야 할지니
그대 울어야 할지니
벌써부터 슬프지 말지라 결코
그런즉 옛어른 가라사대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 하셨으니
괜시리 바쁠 것도 서글플 것도 기쁠 것도 없을지라
저 강물처럼 흐르는대로 흘러가야 할 것이니
어차피 잊어버릴 근심거리는 여기 내버려 둘지라
옛어른 가라사대
그것이 바로 인생이라 하셨으니
괜시리 바쁠 것도 서글플 것도 기쁠 것도 없을지라
저 강물처럼 흐르는대로 흘러가야 할 것이니
어차피 잊어버릴 근심거리는 여기 내버려 둘지라
윤상.근심가
이상하게 집에 돌아오니까,
그토록 기다렸던 돈을 받으니까
몸이 아파요.
긴장이 풀리니 또 아픈가봐요.
그렇지만 별 걱정은 안되요.
주변사람을 힘들게 할 이기적인 마음은 조금 자제가 되니까요.
참을 수 있어요.
참 이상해요.
요 며칠은 깨어있는 시간이 너무 또렷했어서요.
내일은 의사선생님께 가봐야겠어요.
너무나 선명해서 위험하다고 느낄정도니까요.
그러면서 몇 년전 일부터 다시 서럽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오늘 특히 더 그랬다고 내일 하루종일 앓지는 않을까,
만약 그러면 시간이 아까울 것 같아요.
지붕뚫고 하이킥을 보았어요.
울다 웃다 하니 내일은 더 어른이 될 것 같네요.
그래도 그렇게 속으면서 사는거라고 얘기해주신 엄마께,
쪼금은 더 감사하단 이야기 하고싶어요.
막상 오늘내일은 죽을 것 같지 않지만,
그만큼 사람목숨이 꽤 질기단 것을 알지만,
미리 말 해 두고 싶습니다.
진실로, 감사합니다.
난 기억이 좋지 않다.
하지만 맛에 대한 기억은 꽤 선명하다.
1학년 때인가, 내가봐도 내가 아주 작았을 때,
매주 토요일 점심에는 감자를 넣은 칼국수를 먹었다.
할머니는 내가 집에와서 책가방을 내던지면
감자껍질를 숟가락으로 벗기면서,
내게 100원을 주고 가게에서 칼국수 면을 사오라는 심부름을 시켰다.
그 할머니의, 내 할머니의 기도가
아주 먼 곳에서 가끔
나에게, 언니에게 들린다.
지금은, 철저히 혼자가 되라고 있는 시간인가보다.